하이퍼나이프 / Hyper Knife : 6화 (2025) / 리뷰 / 줄거리 요약
배 위의 공기는 차갑고 눅눅했다. 수술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세옥의 발소리가 메아리쳤다. 덕희가 앞장서며 말했다. “내시경으로 코를 통해 들어와.” 세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은 덕희의 손을 좇았다. 떨림이 있었다. “손에 문제 있어요.” 세옥이 나직이 말했다. 덕희는 대답 대신 눈을 가늘게 떴다. “고집부리지 말라고요.” 세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수술실 문이 열렸다. 환자, 김은태가 누워 있었다. “여자라고만 했지, 이렇게 애기일 줄은 몰랐네.” 은태의 농담에 세옥은 피식 웃었다. “100살 넘으신 거 같은데, 이 수술 하셔야겠어요?” 그녀의 대꾸에 현주가 당황하며 끼어들었다. “야, 씨XX.” 은태는 웃으며 말했다. “수술 어떻게 할 건지 설명해 봐.” 세옥은 차분히 종양 제거 계획을 설명했다. “딱딱할 가능성이 높으니 잘게 부숴서 꺼낼 거예요.” 은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술이 시작되었다. 덕희의 손이 기계처럼 움직였지만, 세옥은 그의 손끝에서 미세한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다. “더 제거해야 돼.” 덕희가 말했다. 세옥은 반박했다. “그건 선생님 생각이죠.” 긴장이 감돌았다. 현호가 끼어들었다. “오늘 어시스트는 제가 하겠습니다.” 덕희는 동의했다. 수술은 계속되었다. 덕희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니가 메인으로 처음 수술실 들어갔을 때 어땠지?” 세옥은 단언했다. “완벽했죠.” 덕희는 웃으며 말했다. “너랑 같이했던 시절이 내 인생에서 제일 신났어. 고맙고 감사하지.” 세옥은 침묵했다.
수술이 끝난 후, 세옥은 복도에서 덕희와 마주쳤다. “기분 좋으신가 봐요?” 그녀가 물었다. 덕희는 미소 지었다. “오랜만에.” 세옥은 망설이다 말했다. “그때, 선생님과 병원에서 보낸 시간이 제일 행복했어요. 근데 지금 떠올리면 괴로워요.” 덕희는 한숨을 쉬었다. “다 지나가 버렸어. 슬프게.” 세옥은 물었다. “오늘이 우리 마지막 수술이겠죠?” 덕희는 담담히 답했다. “니가 마지막이라면, 마지막이겠지.”
갑판 위, 현주가 활기차게 말했다. “기분 째진다, 어이? 앞으로도 잘 부탁해, 씨XX.” 서 실장은 당황했다. “앞으로는 무슨?” 현주는 웃으며 말했다. “한배 탔으니 끝까지 가야지.” 세옥은 멀리 바다를 바라봤다. 그녀의 주머니에서 전화가 울렸다. 우영이었다. “교수님 얼마 안 남으셨어. 곧 돌아가신다고.” 세옥의 표정이 굳었다. 그녀는 덕희를 떠올렸다. 배는 점점 육지에서 멀어지고 있었다.